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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ac Carina FS247.4 앤드류 존스가 심혈을 기울인 엘락 DNA의 진화
 앤드류 존스는 KEF, 인피니티, 그리고 파이오니아의 하이엔드 디비전인 TAD의 스피커 설계를 책임진 인물로, 엘락에 합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엘락에서 그의 역할은 기대와 달리 초 염가형 스피커라는 새로운 시장 개척이었고, 놀라운 가격과 가성비로 중저가의 고급화를 성공시켰다. 5년 동안 그가 만든 스피커는 데뷔 시리즈부터 지난해 발매된 액티브 스피커 나비스(Navis)에 이르기까지, 엘락의 기술보다는 자신의 기술로 엘락 브랜드의 스피커를 만드는 작업을 보여주었는데, 드디어 그런 공식이 깨졌다. 지난해 말 등장한 신작 카리나(Carina)는 앤드류 존스의 네 번째 스피커 시리즈로 엘락의 전매특허인 JET 트위터를 기반으로 설계된, 엘락 기술로 존스가 만든 최초의 스피커로 탄생되었다.

 카리나는 배의 가장 밑바닥 판재이자 배의 척추 역할을 하는 뼈대로 우리말로는 용골이라고도 한다. 이탈리아말로는 ‘예쁘다’는 뜻도 갖고 있다. 주로 배, 바다와 연관된 단어로 네이밍이 이루어지는 신형 스피커 시리즈로 지난해 발매된 벨라(Vela) 시리즈를 잇는 신규 라인업 두 번째 작품이다. 과거 엘락 시리즈로 보면 벨라가 400 시리즈의 대체 모델이며, 카리나는 240 시리즈를 대체하는 벨라풍의 새 디자인 시리즈인 것이다. 전작인 240 시리즈가 등장한 것은 2011년의 일로 무려 9년 전의 일임을 고려하면 새로운 엔지니어의 손에서 새로운 디자인과 새로운 기술로 환골탈태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벨라와 카리나는 비슷하지만 태생이 다르다는 점이다. 벨라는 플래그십 콘센트로의 등장 이후, 그 결과물을 400 시리즈로 전이시킨 스피커로 롤프 얀케가 만든 제품이다. 반면 카리나는 같은 기술적, 디자인적 유사성을 갖고 있지만 모든 엔지니어링은 미국 엘락의 앤드류 존스가 맡았다. 그는 자신의 전매특허 기술 대신 엘락이 원한 JET 트위터와 역돔형 알루미늄 컴포지트 드라이버라는 엘락 고유의 드라이버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스피커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인터뷰에서 그는 카리나 개발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전혀 사용해보지 않았던 드라이버들을 갖고 새로운 스피커를 설계하는 일을 꼽았다. 주로 콘센트릭 타입의 드라이버에 우퍼를 더한 3웨이 설계가 그의 장기였는데, 이번에는 전혀 사용해보지 않은 JET 트위터를 갖고 2웨이 스피커 설계에 도전한 셈이다.

 하지만 엘락의 기존 드라이버를 그대로 쓸 수는 없었다. 카리나에 사용된 JET 트위터는 벨라의 것과는 다른, 카리나를 위해 개발된 새 JET 트위터이다. 카리나는 가격적인 제한선이 있었기 때문에 고가 시리즈의 드라이버 탑재는 불가능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앤드류 존스는 자신의 사운드 구축에 맞는 성능을 내는 새로운 JET 트위터를 개발해냈다.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도 마찬가지로 컴파운드 커버처 알루미늄(Compound Curvature Aluminum)이라 부르는 역돔형 구조의 알루미늄과 컴파운드 소재를 샌드위치 타입으로 접합시킨 5.25인치 드라이버를 직접 개발하여 사용했다. 이 미드·베이스는 카리나 직전에 등장한 액티브 스피커인 나비스에서 사용된 것과 동일한 드라이버로 보인다. 이 외에도 벨라와 같은 하향 위상 반전 포트 디자인이 카리나에 똑같이 적용되었는데, 알루미늄 소재로 만든 바닥 플레이트와 포트 등 모양과 기능은 같지만 카리나는 고강도 플라스틱 소재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사운드는 엘락 특유의 매끈한 중역과 실버톤의 컬러가 배어 있는 고역의 디테일이 인상적이며 유기적인 대역 통합 능력과 넓은 스테이징의 형성도 이 스피커의 특징이다. 디테일하며 세련된 고역의 질감을 들려주면서도 전혀 밝거나 쏘는 일이 없이, 오히려 그레이한 톤 컬러로 JET 트위터가 갖는 묘한 색깔의 매끄러운 톤과 엘락의 장점을 성공적으로 담아냈다. 2웨이 기반에 가까운 스피커로 중·저역의 유기적인 대역 밸런스가 인상적인데, 특히 중·저역에 튀거나 기이한 소리를 내는 부분이 거의 없다. 저음도 5.25인치 드라이버를 2개 사용한 구성으로, 적당한 양감과 더불어 단단하고 야무진, 타이트한 저음을 들려준다. 패스 같은 고급 인티앰프뿐만 아니라 캠브리지 오디오의 CXA81 같은 엔트리급 인티앰프에서도 어렵지 않게 술술 리듬감을 이끌어내는 안정된 저음을 들려주었다.

 이전에 리뷰했던 벨라 FS409와 비교해보면 스테이징 능력이나 음색은 상당히 유사하다. 다만, 음색과 질감 표현에 있어서 벨라 FS409가 좀더 세련된 면모가 있고, 더 큰 드라이버와 더 많은 미드·베이스 드라이버 개수로 더 다이내믹하고 깊고 풍부한 음을 들려주는 양적인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 차이가 가격만큼의 차이로 보긴 어렵다. 그만큼 카리나는 뛰어난 사운드와 가격 대비 성능을 보여준다.

 카리나는 새롭게 일신된 엘락의 기술적, 디자인적 변화를 완결하는 중급 시리즈로, 본격적인 하이파이 애호가나 하이파이 입문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의 스피커로 추천할 만하다. 대단히 합리적인 가격, JET 트위터, 엘락의 사운드 색채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으며, 넓고 입체적인 스테이징에 넓은 재생 대역폭은 현대적인 고해상도 녹음들을 즐기는 데 이상적이다.




가격 319만원
구성 2.5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3.3cm 알루미늄 콘, 트위터 JET  
재생주파수대역 34Hz-3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1kHz, 2.7k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7dB/2.83V/m
권장 앰프 출력 30-250W
최대 파워 핸들링 120W
크기(WHD) 20.4×106.8×21.6cm
무게 16.4kg

출처 : 월간 오디오(http://www.audio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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