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기사
Wharfedale Diamond 12.4 들을수록 편안해지는 다정한 사운드
 지난해 연말부터 다시 미스트롯 열풍이 휘몰아쳤는데, 이런 콘테스트는 항상 흥미롭다. 보통 사람의 분별력으로는 누가 더 잘 불렀는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그러다가 심사위원의 평을 들어야 그런가 싶은데, 꺾기에서 음정이 흐트러졌다, 소리가 뻗지 못하고 앞에서만 맴돈다, 저역의 발성이 명확하지 않다 등의 평가가 가장 많았던 것 같다.

 어느 기자가 심사위원들의 그런 평가 식을 반박하는 글을 신문에 올렸다. ‘모든 노래는 어차피 스피커(오디오)를 통해서 들어야 한다. 무대 앞의 심사위원들처럼 듣는 것이 아니다. 그럴 경우 그런 심사 평가는 별로 중요한 것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런 반박에 동감이 간다. 음정 박자가 조금 틀렸다? 아니 대체 그 오리지널 악보에 딱 들어맞게 부른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단 말인가? 그렇다면 음정이고 박자고 저리 치워 버리고 흥이 나는 대로 부르고 연주하는 재즈 같은 장르는 그럼 뭐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다시 거론하자면 우리가 오디오 기기로 음악을 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평탄한 주파수 대역인가? 해상도인가? 음상이나 음장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것보다는 호소력이 맨 먼저라는 것이다. 모든 훌륭한 문학은 메시지가 중요하다 라는 것은 평론가들의 주장인 반면, 일반 독자는 재미있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영화도 마찬가지. 재미없고 메시지만 있는 영화는 생명력이 없는 것이다.

 보컬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더더욱 호소력이 중요해진다. 이브 몽탕이 50세쯤에 녹음한 ‘고엽’이 그렇고, 스테파노가 30대에 부른 ‘무정한 마음’이 그 증거이기도 할 것이다. 전가의 보도처럼 오디오 전문가들이 수치를 들이대는 주파수 대역의 평탄함, 고역의 상한 대역, 저역의 명료함, 그런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 맛있는 음식의 기준도 그처럼 각종 영양소의 평탄함으로 해석을 해야할 것인가? 매움의 수치가 얼마이며 염분의 수치는 또 얼마다. 당도는 몇 브릭스?





 시청기를 들으면서 그 만듦새며 대충 가격대며, 흘러나오는 소리 등과 버무려 불현듯 그런 소회가 떠오른다. 사실 이 스피커에는 별로 개성이 없다. 공연히 값비싼 치장을 한 고급스러운 인클로저도 아니다. 그냥 단정하고 깨끗할 뿐이다. 그런데 데논의 인티앰프 PMA-A110에 물려 무심히 듣다 보니, 화려한 반짝거림은 없고 칼 같은 해상력은 없지만 다소 두텁게 감싸 안는 음상과 함께 간절한 호소력으로 부르는 보컬이 귓전을 감싸고돈다. 마치 4월이나 5월의 포근한 햇살처럼 말이다. 다정한 음색이다. 가격 역시 다정하다.

 해상력 번뜩이는 스피커는 두어 곡 듣고 나면 다소 피로해진다. 그 반면 이런 다정한 사운드는 처음 몇 곡은 펑퍼짐하게 들리지만 들을수록 편안해진다. 어떤 곡을 들어도, 녹음 조잡한 올드 팝을 들어도 그렇다. 그래서 이제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성향의 기기가 더 마음을 끌어당긴다. 




 창립한 이후 80여 년의 세월 동안 스피커를 만든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와피데일의 최신작이 다이아몬드 12 시리즈인데, 시청기는 그중에서 가장 몸체가 큰 제품이다. 다이아몬드 12.4는 2.5웨이로 구성되었으며, 동사 개발의 150mm(6.5인치) Klarity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25mm(1인치) 우븐 폴리에스테르 필름 돔 트위터가 장착되어 있다. 미드·우퍼의 Klarity 콘은 폴리프로필렌과 운모의 혼합물로 만들어져 있으며, 이 콘은 높은 강성과 낮은 컬러링, 빠른 응답을 가진 경량 콘으로 와피데일이 자랑하는 기술력의 소산이다. 또한 음성 코일이 이동할 때 인덕턴스 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알루미늄 보상 링이 들어 있다. 이 스피커는 감도도 좋아 앰프를 가리지 않아서 AV 시스템으로도 만점. 

 이 제작사의 간판 대접을 받고 있는 다이아몬드 시리즈는 고급기 같은 저가 제품으로, 사실 몇 곱절 더 비싼 제품에 비해 꿀릴 것이 없다. 와피데일의 스피커들은 아무나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 제품에 이르러서는 품위와 함께 소유욕도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와피데일 같은 제작사의 특징은 결코 하이엔드에 한 눈을 팔지 않고 가정용 보통 스피커에 매진한다는 것으로, 물론 그동안 한 두어 종의 비싼 하이엔드 제품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결코 뒤를 이어 가지는 않았다. 자동차로 한다면 연비가 좋은 경차 전문 업체 같은 것이다. 아마 음악 듣기로는 이 정도가 알맞으며, 공연히 낭비하지 말라는 슬로건을 은연 중 내걸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저가 모델답지 않은 중후하고 미려한 몸체로 상당히 큰 음장감에서 아름답고 자연스럽기 짝이 없는 중·저역을 들려주는 것이 특징이며, 영국제의 보급기에 다소 불신을 가졌던 분들이라 할지라도 이 새로운 스피커에서는 마음에 드는 점이 많을 것 같다. 이 정도 스피커에서 마음의 행복을 찾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득템’이 될 것이다 




가격 132만원   
구성 2.5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5cm, 미드레인지 1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40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1kHz   
출력음압레벨 89dB/2.83V/m   
임피던스 8Ω   
권장 앰프 출력 30-200W   
크기(WHD) 20×110×35cm   
무게 22.4kg

출처 : 월간 오디오(http://www.audio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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