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란드는 국토 대부분이 삼림지이다. 그 곳에서 나오는 목재를 바탕으로 가구산업이 매우 발달했다. 스피커 캐비닛에 많이 사용되는 고급목재인 자작나무 합판 대부분이 핀란드산이다. 수질 좋은 장소에 유명한 양조장이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처럼 이런 인프라를 가진 핀란드에서 Penaudio(이하 펜오디오)란 스피커 제조업체가 나온 건 그래서 당연하다.


디 자 인
모델들의 체형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이라서 슬림하게 보인다. 키가 보통정도 되는 모델일지라도 핏이 다르니 시각적으로 동일한 키의 일반인보다 더 커보인다. 레벨2 외관은 상당히 슬림하다. 가로폭이 16.5cm 정도이다. 이 것이 착시를 일으켜서 본래보다 세로길이가 더 길어 보인다. 그러면서도 상대적으로는 일반적인 북셀프 스피커 보다 depth(높이)가 상당히 깊다 – 깊은 저음을 만들기 위한 설계이다.
REBEL2(이하 레벨2)은 펜오디오 스피커 라인 중에서는 엔트리급에 속한다. 말만 엔트리급이지 다른 스피커 제조사와 비교하면 중급기 이상에 해당한다. 스피커 사용된 재질을 살펴보면 캐비닛부터 여러 장의 자작나무합판을 사용한 아주 고급스런 나무재질임을 한번에 알 수 있다. 선명하게 살아 있는 나뭇결은 만져보면 마감이 좋은 고급 가구 감촉이다.
그릴 접촉면은 마그네틱으로 제작되어서 4군데 연결부위가 전면에 부착된다. 전면에 그릴 구멍이 없어서 상당히 매끄러운 표면이 느껴진다. 그릴을 감싸고 있는 천도 탄성이 느껴지는 고급 스타킹 같은 재질이다.
레벨2는 2웨이 타입 북셀프스피커이며 덕트는 후면에 위치해 있다. 보통 덕트는 구멍만 있을 뿐 별다른 게 없는데 레벨2는 덕트 구멍에 마감으로 금속봉이 구멍을 감싸고 있다. 고역을 담당하는 2.2cm 트위터는 상위모델 카리스마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하다. 14.6cm 미드레인지 유닛은 페이퍼재질을 사용했다. 재미있게도 레벨2 신모델과 구형모델을 동시에 살펴보게 되었는데 비교 시청을 해보니 사용감이 있는 구형모델과 음색차이가 거의 없는 걸로 보아서는 레벨2는 에이징에 신경 쓸게 거의 없어 보인다. 신형과 구형 차이점은 그릴과 바나나단자 재질이 바뀌었다는 정도이지 음색이나 크기, 모양은 동일하다.
투입된 물량을 살펴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WBT 단자이다.
시어스사의 유닛이나 내부배선에 순도 높은 은을 사용되는 것도 펜오디오가 부품 사용에매우 신경을 쓰고 순수한 음을 재생하기 위해 다른 간섭을 최소화 하겠다는 점이다. 독일산 WBT는 진짜배기 하이엔드이다. 악세사리에서 WBT 단자 사용은 자동차를 위해서 최고급 타이어휠을 장착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WBT 단자를 사용한 펜오디오 레벨2는 다른 제조사 기준으로 보자면 중급기 이상이 된다.




하이탑AV 매칭 제안
Musical Fidelity M6si

여러 앰프들과 매칭을 해보니 앰프 댐핑력에 스피커 소리가 좌지우지(左之右之) 되는 경향이 없다. 오히려 앰프 제조사마다 가진 개성을 콕 찍어서 바로 들어나게 보여준다.
여러 조합 중에 최종적으로 일본산 인티 앰프와 뮤피 M6si 비교 시청을 해보며 한참을 고민하게 만들었는데 얼핏 보면 비슷하지만 다른 저음 표현력 때문 이였다. 비교한 앰프보다 저음 양감이 약간 적을지 몰라도 특정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어느 장르나 고르게 표현해준 뮤피 M6si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
복싱을 예로 들어보자. 힘은 있지만 스피드감이 좀 느린 펀치를 가진 복서와 힘이 그보다 조금 떨어질 수는 있어도 빠른 펀치로 가진 복서가 있다. 심판단의 채점결과를 보면 유효 점수는 빠른 펀치를 가진 복서가 더 높다. 경기가 끝나고 최종적으로 채점에 따른 승자는 대부분 빠른 펀치를 소유한 복서이다.
레벨2와 매칭한 뮤피 M6si는 빠른 펀치를 가진 복서가 된다. 80~90년대 팝음악들을 시청해 보니 방금 때를 벗기고 목욕을 하고 사우나로 체중감량을 나온 인상이다. 오래된 놋그릇을 닦아서 광을 낸 거 같이 소리들이 하나하나 빛이 나게 들린다.
스피커 그릴 앞에 부착된 금속재질 펜오디오 상표가 미드레인지 영향을 받아서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상표가 역동적으로 진동하며 조명 빛을 반사하는 모습이 호숫가에 비치는 달빛 같아서 한참을 쳐다 보았다. -
시 청

재즈 디바 나윤선의 신보 She Moves On을 시청했다. 해외에서 더 각광받는 재즈 보컬리스트로 미국 세션맨들과 함께한 음반이다. 시청해보니 레벨2는 북셀프를 가장한 톨보이같다. 소형 자동차인데 중형자동차용 엔진을 탑재한 모델 같다. 공간감, 보컬의 힘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저역은 살포시 골프공이 그린 위에서 골대를 향한 퍼팅샷으로 굴러가듯이 귀로 들어온다.
캐러비안의 해적 – 죽은자는 말이 없다 OST를 시청했다. 영화를 몰라도 주제가가 광고나 시그널 등에 널리 쓰이는 바람에 제목은 모르지만 들으면 아는 곡이 캐러비안의 해적 OST이다. 영화 전편들에서 등장했던 곡들이 편곡이 바뀌어서 다시 사용된 곡이 많다.
오케스트라 대편성 클래식 테스트 용도로 시청했다. 북셀프 스피커중에서도 레벨2는 학창시절 첫 번째 책상에 앉는 학생 같이 크기를 보자면 작은 소년이다.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를 살펴보면 골리앗의 덩치가 거대하고 클수록 그를 이긴 다윗의 위상은 커진다. 스피커입장에서 보자면 많은 악기가 등장하는 클래식 대편성 곡은 골리앗 같은 난제이다. 클래식 대편성 곡에서 악기소리가 대략 어느 정도 구분이 되게 울려준다면 해당 스피커에게 큰 점수를 주고 된다. 레벨2는 별다른 무기를 이용하지 않고 골리앗을 이긴 느낌을 준다. 3자가 보기엔 다소 버겁지 않을까 싶은 과제를 이 정도에는 나의 맨손으로도 충분해라고 입증을 한다. 상당히 각 악기별 분리도가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다. – 크기는 작지만 그 능력은 비대하다.
쟁쟁한 락커들의 집합인 옴니버스 앨범 Stairway To Heaven/Highway To Hell을 시청했다.
시청을 해보니 해외 포럼에서 라벨2 저음이 다소 단단하지 못하고 약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하는데 직접 시청해 보니 설치된 사용자 시청 환경이 더 큰 요인이라고 생각된다. Moby Dick을 시청해보면 확연하게 알게 된다. 드럼솔로가 한바탕 몰아치고 난 후 기타리프가 들어가며 합주 형태가 된다. 찰랑 되는 심벌즈 소리와 함께 나오는 드럼 소리는 작은 북셀프에서 나올수 있는 최대치의 단단한 소리가 나온다. 돌멩이 같은 딱딱한 저음이라기 보다는 골프공의 탄성 같은 단단함이다. 이 정도면 굳이 톨보이 스피커가 필요할까 싶을 정도이다.
The Weeknd – Starboy를 시청했다. 위의 캐러비안 해적 OST 중에는 같은 곡을 디제이가일렉트릭과 클래식을 믹싱해서 만든 곡들이 있다. 클래식음악을 테스트 하려고 들었다가 EDM 장르도 같이 뜻하지 않게 시청을 했다. 인상이 강하게 남아서 제대로 들어보려고 시청한 앨범이 본 앨범이다. 스피커가 신품인 경우에는 에이징이 상태에 따라 소리가 날카롭게 들리는 경우가 있는데 시청을 위해서 개봉한 레벨2는 그런 점이 없었다. 최적화와 길이 잘 들어 있는 자동차 같다. 엑셀을 살짝만 밟아도 속도계가 잘 반응하며 쭉 뻣어나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음역간의 분리도가 경계가 또렷하게 들리면서도 소리의 끝을 사포로 살짝 다듬어서 부드럽게 마무리한다.
레벌2는 북셀프 스피커로 농후한 하이파이를 경험해 보고자 하는 사용자에게 어울린다. 힘이 있으면서도 섬세한 소리를 잡아내는 스피커를 찾고 있다면 해답이다.

스 펙
Type : 2-way, stand mounted, reflex loaded
Drive units : 22 mm textile dome tweeter (Wavecor)
146 mm special treated paperconed midrange/bass (Seas)
Cross-over : 4000 Hz
Frequency range in room response : 48-26000 Hz
Sensitivity : 86 dB
Nominal impedance : 8 ohms
Recommended amplifier : >30 W
Dimensions (WxHxD) : 165 x 285 x 315 mm
Weight : 6,5 kg
Specialities : WBT 0780, polypropylene capacitors, air core inductors,
Seas and Wavecor drivers, aluminium reflex pipe,
16 mm Finnish Plywood and 18 mm MDF cab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