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부유한 친구집에 놀러 가면 부의 상징인 오디오가 있었다. 친구 아버지가 해외에서 사오신 전축이라고 불리우는 턴테이블에서 레코드판이 돌아가면 연결된 스피커에서 듣기 좋은 음악 소리가 나왔고 그 소리는 당시 우리집에 있는 카셋트 라디오와는 판이하게 다른 격이 다른 품격있고 우아한 소리가 흘러 나왔다. 어린 나이에도 나도 어서 저런 음악소리가 나오는 전축을 가지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캐슬 나이트1 스피커는 어린 시절 친구 집에서 들었던 음악 소리가 나오던 전축 스피커와 닮았다.
평범해 보이는 프로 야구 경기의 안타 하나가 유명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출발점 이였듯이 필자가 현재 오디오와 음악이라는 취미에 열중하게 만든 건 어릴 적 친구 집에서 들었던 상표도 기억 나지 않는 가구 같이 생긴 전축과 그 스피커에서 나오던 음악
이 출발점 이였다고 생각된다.


오디오 시장도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인기가 없거나 상품성이 떨어지면 단종되고 사라지지만 대중에게 사랑 받는 제품은 계속 생산된다. 나이트 시리즈는 출시된 이 후부터 적절한 가격을 가지고 캐슬의 정체성을 그대로 전승하는 기념비 같은 모델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나이트1은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캐슬 스피커들을 살펴보면 원목 나무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는 마감이 특징이다. 그래서 가구 같은 느낌이 매우 강하며 대부분의 오디오 애호가인 남편이 스피커를 집안에 들였을 때 안주인의 저항이 강하지 않다. 판매 현장에서 보면 이 가구 같은 마감이 스피커를 구입하는 애호가에게 큰 도움이 된다. 핀잔 대신에 가구가 생겨서 이쁘다라는 감탄을 아내로부터 들을 때가 많다. 여성분들에게 캐슬은 이쁜 가구 같은 스피커로 인식 되어서 실제 판매도 여성분들의 선택이 타 브랜드보다 높은 편이다.
나이트1은 그릴 위에 캐슬 마크가 부착되어 있고 그릴을 벗겨 낸 본체에도 캐슬 마크가 부착되어 있다. 나이트 시리즈 중 작은 제품이지만 동급 북셀프 스피커들 보다 더 큰 크기이다. 유닛은 실크 돔 트위터에 카본 드라이버를 소재로 한 미드 베이스 드라이버가 주축이다. 감도는 88dB로 다소 높은 감도를 가지고 있는데 임피던스는 8옴이며 시청해 보니 매칭 앰프에 대한 부담이 없이 어느 앰프에서나 무난함을 보인다. – 앰프를 까다롭게 고르는 스피커가 아니라 누구하고도 잘 어울리는 주변에 있는 인기 있고 성격이 좋은 친구 같은 원목 마감의 멋쟁이 스피커이다.
시 청
신형 데논 PMA1600NE와 매칭해서 시청 해보니 두마리 토끼를 잡은 듯 하다. 캐슬 나이트1은 저음이 부족한 스피커는 아니지만 태생적으로 톨보이타입에서 나오는 저음보다는 양감이 부족한데 힘이 좋은 PMA1600NE이 그 걸 보완 해준다. 데논과 캐슬의 매칭이 예상외로 좋음을 느꼈다. 마른 오징어를 안주로 먹을 때 소스로 마요네즈에 간장을 섞거나 고추장을 섞어서 고소한 맛과 짠맛 또는 매운맛 2가지 동시에 느끼는 상호 보완적인 그런 느낌이다.
스피커는 내가 음악을 들려주고 있으니 내가 들려주는 소리에 집중하라고 사용자에게 호소하는 스피커가 있고 사용자가 듣거나 말거나 자기가 혼자 음악 소리를 내주는 스피커가 있다. 나이트1은 전자에 해당한다. 사용자에게 자꾸만 내가 들려주는 이쁜 음악소리에 집중해서 감상을 하라고 뽐낸다. – 그래서 소리가 아니라 음악을 듣게 만든다.

Eva Cassidy – Songbird 앨범을 시청했다. 캐슬 스피커들은 대체로 여성 보컬과 클래식 현악장르 같은 어쿠스틱 사운드 표현이 뛰어난데 나이트1 또한 혈통을 따르고 있다. 불꽃은 꺼지지 직전이 가장 화려하다고 표현한다. 꺼지지 직전의 그 화사함을 사진에 담은 듯 하다. 나이트1은 시청자에게 집중하라고 자꾸 주의를 환기시킨다. 소리가 귀에 거슬리는 것이 아니라 이 소리가 과연 내가 듣던 음악소리인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꾸 스피커를 쳐다보게 된다. 음악을 들으면서 독서 같은 일을 하기가 힘들 거 같다는 예상을 한다.

올드 보이 OST에 삽입된 비발디 사계중 겨울 악장을 시청했다. 현악기 표현력을 보고자 시청한 곡인데 나이트1이 들려주는 겨울 악장은 겨울에 어쩌다 잠시 찾아 오는 따스한 봄날 같은 햇빛이 느껴지는 날씨 같다. 차가운 음색일지라도 부드러움으로 감싼다. 마치실크천으로 칼을 감싼 듯 날카로운 음색을 부드럽게 순화시켜서 들려준다. 북셀프 스피커에서 이런 소리를 들려준다는 건 호사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유재하 앨범을 시청했다. 위에서 청취한 클래식한 악기 편성을 좀더 시청해 보고자 골랐다. 나이트1으로 듣는 유재하는 사용자에게 한탄을 지게 만든다. - 후회의 한탄이 아니라 다시는 못본다는 아쉬움의 한탄이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보면 북한 병사로 나오는 송강호가 김광석 노래를 들으면 “광석이는 왜 죽었다니?” 라는 대사를 한다. ‘가리워진 길’을 들으면 같은 말이 입에서 나온다. 30년이 흐른 지금도 전혀 어색함이라는 것을 찾아보기 힘든 음악소리가 나이트1을 통해서 들린다. 특히나 바이올린 소리는 그 동안 들어 왔던 소리보다 곱디곱다.
나이트1은 수입사와 제휴를 통해 예전보다 10만원이상 저렴한 착한 가격에 책정이 되었다. 본래 가격 또한 50만원 미만의 그리 큰 부담이 되지 않는 가격 이였지만 한정수량으로 진행되는 이벤트는 예전 보다 더 좋은 기회이다. 같은 물건을 더 싸게 구매하는 걸 싫다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더 저렴해진 가격이 책정 되었으니 가성비는 더욱 상승 했으며 이 가격대에서는 볼 수 없는 외부 마감과 실크 돔 트위터가 장착되어서 부드러운 고음이 특징인 나이트1은 이미 여러 조의 스피커를 소유한 애호가라도 품속에서 지갑을 꺼내게 만들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이런 기회는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