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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LAC의 새로운 돛이 되어 소리의 신세계를 향한 항해를 떠나다. VELA BS403
글쓴이 등록일 2019-08-28 조회수 798

 

시작과 함께 여주인공의 놀람의 탄성이 모든 악기와 함께 어울려 울려 퍼진다. 2웨이 북셀프 스피커로는 예상하지 못했던 스케일이 펼쳐졌고, 어두운 막을 걷어낸 듯한 해상력은 오케스트라의 각 악기군이 갖고 있는 소릿결을 뭉개지 않고 또렷하게 펼쳐진다.

엘락은 1926년 독일의 북부 항구 도시인 킬(Kiel)에서 설립되었다. 이들은 소나(Sonar)를 기반으로 사운드 시그널을 처리하는 장비를 개발하는 전문 기업으로 출발하였지만 세계 대전 직후 급격하게 사세가 위태로워지자 소비재 부문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가까스로 회사를 지켜낸다. 1948년에 이르러 엘락은 뛰어난 기술력을 토대로 개발한 PW1 턴테이블을 시작으로 1970년대 중반 이후까지 세계 최대의 레코드 플레이어 회사로 성장하였으나 2차 오일 쇼크가 일어난 70년대 말에 이르러 사업 실패로 도산하게 되었고, 이후 인수합병을 거쳐 중견 스피커 전문 제조사로 탈바꿈하게 된다.



엘락은 초 고음역의 무지향성 애드온 트위터인 4Pi를 개발하여 하이파이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어서 AMT(Air Motion Transformer) 기술을 발전시켜 제트(JET) 트위터의 상용화에 성공한다. 일반적으로 스피커 제조사들은 음장감과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고음역대의 매끄러운 표현력을 구현하기 위해 가청 주파수 영역대를 넘어서 초 고음역을 재생하는 소재에 관심이 많다. 그러한 까닭에 다이아몬드나 베릴륨 같은 첨단 소재가 트위터의 진동판으로 발굴되었는데, 수율을 안정화시키기 어렵고, 특히 베릴륨은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독성 물질의 제어가 쉽지 않다. 소재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다른 엘락의 제트 트위터는 폴리이미드 필름인 캡톤(Kapton)으로 만들어졌는데, 온도 변화에 강하고 유연성이 매우 뛰어난 특성을 갖고 있다. 제트 트위터는 얇은 막 상태의 캡톤 포일을 아코디언 벨로즈처럼 여러 겹으로 접어 강력한 네오디뮴 마그넷으로 횡 방향의 진동을 일으키고, 이에 반응한 공기의 파장을 밖으로 분출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스피커 제조사들의 소재 발굴은 비단 트위터뿐만 아니라 우퍼에도 이어져 펄프 소재의 콘 재질을 대부분 질기고 가벼운 폴리프로필렌 같은 합성 소재로 바꾸고 케블라, 세라믹, 알루미늄, 마그네슘, 티타늄 같은 소재들 역시 진동판의 소재로 사용되었으며, 최근에는 첨단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다이어프램의 소재로 발굴한 브랜드까지 생겨났다. 이에 반해, 엘락이 크리스털 AS-XR로 이름 붙인 유닛은 펄프 소재의 콘을 가운데 두고 샌드위치 형태로 알루미늄 박막을 붙여 기하학적인 다면체의 패턴을 프레싱하여 완성하는 제조 공법으로 만들어진다.



제트 트위터와 크리스털 AS-XR 우퍼의 조합은 투명하면서 밝은 음색과 선명하면서 고운 결이 느껴지는 중·고역의 사운드, 그리고 에어리한 공간감까지 느낄 수 있어 고급스러운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엘락의 아쉬운 점은 고유의 유닛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과감한 디자인으로 가다듬은 캐비닛의 부재였다. 엘락이 본격적으로 디자인과 음향 공학을 아우르는 캐비닛을 만들기로 한 진지한 시도는 창업 90주년을 기념한 기념비적인 대작인 콘센트로(Concentro)였고, 여기서 벨라(Vela) 시리즈의 힌트도 엿보인다.
위에서 내려보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사다리꼴 모양의 캐비닛은 흰색의 고광택 래커로 마감 처리되어 있다. 윗면은 아노다이징 처리된 검정 알루미늄 패널을 결합했고, 아래의 플린스 역시 아노다이징 처리된 알루미늄 다이캐스팅의 몸체의 뒷부분을 V 커팅하여 날렵한 인상을 준다. 또한, 캐비닛을 옆에서 바라보면 뒤쪽을 높인 평행 사변형으로 인클로저 내부와 캐비닛 외부의 정재파를 억제하는 콘셉트로 디자인하였다. 플린스의 V 커팅된 안쪽에는 다운 파이어링 포트를 만들어 스피커의 배치에서 뒷벽과의 거리에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벨라 BS403은 비교적 음압이 낮지만 오디오넷의 DNC, PRE1 G3, AMP1 V2를 매칭하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보았다. 볼륨 수준은 부밍을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마음껏 음량을 올려 음악을 들을 수 있었고, 거침없는 질주와 비슷한 만족감을 처음 선곡한 슈만의 피아노 5중주의 4악장 주제부를 들으면서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현악 파트의 힘찬 트레몰로와 제1주제를 연주하는 피아노의 앙상블이 매우 영롱하면서도 힘찬 보잉과 분주한 타건의 활기찬 느낌이 확연히 다가온다. 자연스럽게 음악의 흐름을 따라가며 템포의 강·약에 따라 흘러가는 프레이즈를 놓치지 않고 집중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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