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라이프스타일 및 모바일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나감에 따라 완성도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하이엔드 업체들의 라이프스타일 및 모바일 시장으로의 진출이 확산되고 있다. 
"포컬은 기존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하이파이와 카오디오 영역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이 글에서 다루게 될 Bird Pack은 가장 이목을 끄는 제품이다"
최근 라이프스타일 및 모바일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나감에 따라 완성도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하이엔드 업체들의 라이프스타일 및 모바일 시장으로의 진출이 확산되고 있다. 헤드폰, 이어폰을 비롯해 아이팟 도킹 스테이션, 헤드폰 앰프, 초소형 DAC 등 그 품목도 다양하다. 포컬 또한 이러한 흐름의 변화에 따라 기존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하이파이와 카오디오 영역에서 벗어나 새틀라이트 스피커, 서브우퍼, 헤드폰 등 여러 제품들을 출시하며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기 시작했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 글에서 다루게 될 Bird Pack은 가장 이목을 끄는 제품이다. Bird Pack은 인티앰프와 D/A컨버터, 그리고 액티브 서브우퍼를 한 기기에 내장한 Power Bird, 그리고 2개의 2웨이 새틀라이트 스피커 Bird로 구성된다. 이 중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Power Bird는 액티브 서브우퍼 내장이라는 전에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시도라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부사장 제라드 크레티앙에 따르면 이 서브우퍼는 오랜 연구 끝에 음질 저하 없이 세계에서 가장 납작한 사이즈로 개발해낸 것이라고 한다. 협소한 인클로저 사이즈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부밍이나 기기 자체의 진동은 전면 좌측에 덕트를 위치함으로서 효과적으로 상쇄했다. 유닛은 6.5인치 사이즈의 페이퍼 콘 재질로 제작되었는데, 이로 인해 42hz까지 내려가는 주파수 대역과 평탄한 음색 특성을 보여준다. 제품 후면에는 베이스의 게인을 조절할 수 있는 노브가 장착되어 있어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엿보인다.
 입력단을 살펴보면 ‘사용자 친화(User-friendly)’를 컨셉으로 하고 있는 만큼 두 개의 RCA 단자와 한 개의 3.5mm 미니잭, 그리고 광과 동축 입력단을 각각 한 개 씩 갖추고 있어 라디오나 CD플레이어와 같은 기존 아날로그 포맷 입력부터 PC, TV, 게임콘솔 등의 디지털 포맷 입력까지 대부분의 소스 입력에 대응한다. 또한 내부에 장착된 KLEER 라는 이름의 무선 오디오 수신장치는 옵션으로 구매 가능한 송신기(Transmitter)와의 연계를 통해 최대 10m 거리에서 편리한 무선 스트리밍을 가능케 한다. 송신기는 애플 디바이스 포맷에 대응하는 i 송신기와 usb 송신기, 그리고 블루투스 송신기, 이렇게 세 가지로 출시되어 다양한 스마트폰과 태블릿 기기에 대해 호환성을 확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Bird는 인클로저, 네트워크, 그리고 유닛까지 모두 자사의 최상급 제품인
그랜드 유토피아 개발진에 의해 자체 개발되었다"
새틀라이트 스피커 Bird는 사이즈에 따라 Little Bird, Bird, 그리고 Super Bird로 나눠진다. 스탠드는 브라켓처럼 벽에 설치가 가능한 3발 형식의 Tulipe 타입과 원형인 Cocotte 타입 중 선택할 수 있어 사용자의 청취환경에 따른 선택권을 넓혔다. 아담하고 곡선이 많은 귀여운 외관과는 달리 Bird는 인클로저, 네트워크, 그리고 유닛까지 모두 자사의 최상급 제품인 그랜드 유토피아 개발진에 의해 자체 개발되었다고 한다. 많은 하이엔드 업체들의 라이프스타일 제품들이 ODM 방식으로 제작되거나 기존에 출시되어 있는 저렴한 유닛들의 조합으로 제작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무게 자체는 무겁지 않지만 인클로저에는 고밀도 플라스틱을 사용해 공진을 억제했고, 5.5인치 폴리플렉스 재질의 우퍼와 알루미늄 돔 트위터로 구성해 제대로 만든 2웨이 밀폐형 스피커이다.
   "속도감이 빠른 곡에 강점을 보이는 포컬 스피커들의 전형적인 음색 성향이 그대로 묻어난다"다프트 펑크(Daft Punk)의 앨범 Discovery 중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를 들어보면 가장 먼저 뛰어난 리듬 앤 페이스가 돋보인다. 일사불란하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기계음은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중간 중간에 들어가는 심벌즈의 소리는 딱딱하거나 뭉쳐져 있지 않고 파장을 일으키며 경쾌하게 빠져나가 뛰어난 이탈감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음이 묵직하기 보다는 산뜻하게 통통거리는 느낌으로, 피치가 살짝 높은 듯 하지만 음역대간 밸런스가 고르게 분산되어 있어 중역대에 허전한 느낌은 없다. 속도감이 빠른 곡에 강점을 보이는 포컬 스피커들의 전형적인 특성이 그대로 묻어난다.
 "뛰어난 정위감과 생동감 있는 음색으로 현장감을 부족함 없이 표현해 내는 것은 칭찬하고 싶은 점이다"퀸(Queen)의 앨범 A Night at the Opera에 수록된 ‘Bohemian Rhapsody'를 들어본다. 도입부의 보컬과 아카펠라의 하모니에서 입체감이 느껴진다. 무대가 약간 포워딩하게 형성되지만 이 곡에서는 오히려 실체감을 더해주는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듯 하다. 이어지는 피아노 타건음은 그 소리가 명확해서 손가락으로 건반을 힘차게 누르는 게 느껴지는 듯 하고 노래에 생동감을 실어주고 있다. 곡이 진행됨에 따라 하나하나씩 더해지는 여러 악기들은 그 위상이 정확히 맺혀 청자 앞에 공간을 형성해 준다. 특히 베이스 소리는 특필할만 한데, 주파수 대역이 42hz까지 내려가는 서브우퍼 덕분인지 그 소리가 호쾌하고 깊게 재생된다. 말미에 현란하게 연주되는 일렉 기타 소리는 호쾌하고 생동감 있지만 자극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아 듣기에 거슬림이 없다. 비록 인클로저 사이즈에서 오는 태생적인 한계는 분명 존재하지만, 뛰어난 정위감과 생동감 있는 음색으로 현장감을 부족함 없이 표현해 내는 것은 칭찬하고 싶은 점이다.
"녹음 상태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
"오히려 약간의 잔향감을 남기고 있어 그녀의 목소리를 더욱 아련하게 표현해주는 느낌이다"
에바 카시디(Eva Cassidy)의 라이브 앨범 Live At Blues Alley 중 ‘Autumn Leaves'는 앨범명에서 알 수 있듯이 Blue Alley라는 재즈클럽에서의 실황을 녹음한 라이브 앨범이다. 전 곡에서와 마찬가지로 실황의 현장감이 우수하게 전달된다. 녹음 상태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해상도가 뛰어나 그녀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 소리의 거친 정도는 마냥 부드럽거나 실키하기 보다는 적당한 그레인이 있어 실체감 있는 음색으로 다가오지만 귀에 거슬릴 정도로 자극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약간의 잔향감을 남기고 있어 그녀의 목소리가 더욱 생동감 있고 아련하게 표현되는 느낌이다. 동사의 일렉트라나 유토피아 시리즈에서 들을 수 있는 베릴륨 재질 특유의 화사함 까지는 아니더라도 목소리에 빠져들기에 충분한 매력적인 소리이다.
아직까지 하이엔드 업체에서 제작한 라이프스타일 제품들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라이프스타일의 정의 또한 생활양식을 표현하는 단어일 뿐, 어떤 제품을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카테고리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도 불분명한 영역이다. 따라서 사용자는 무엇을 어디까지 기대할 수 있고 제조사는 무엇을 어디까지 충족시켜야 하는지 모호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모호한 상황에 하이엔드 스피커 업체 포컬은 기존의 라이프스타일 제품에서 부족한 것과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태두리 안에서 퍼포먼스를 어느 수준까지 향상시킬지에 대한 기준들을 명확히 확립하고 그 기준에 따라 충실히 개발한 Bird를 들고 이 시장에 나왔다. 자신들의 기준점 안에서 최대의 퍼포먼스를 발휘한 포컬의 처녀작이 라이프스타일 시장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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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 / 오디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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