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분야를 오랜 시간 동안 파고들어 일가를 이룬 장인에게 우리는 巨匠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주며 존경을

표하지요.

그것은 천재에게 보내는 경탄과 찬사하고는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여기, 스피커에 75년이라는 시간을 바친 업체가 있습니다.

그 업체가 설립 75 주년을 자축하며 기념 모델들을 출시하였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Wharfedale Evo 50 Signature가 그들 중 하나입니다.

전부터 Wharfedale은 설득력 있는 가격에 좋은 제품을 내놓는 업체로 유명했고 특유의 담백하고 부드러운
소릿결로 Hi-Fi와 AV, 양측의 팬들을 모두 매료시켰습니다.


그러한 특장점은 Evo 50 Signature 에게로도 계속 이어져 이 녀석 역시 매우 담담한 목소리로 음악을

표현하죠.


잠시 기술적인 면을 들여보자면 Wharfedale의 기함(FlagShip)격인 Airedale Heritage의 기술이

접목되어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2인치 소프트돔 미드레인지 드라이버

입니다.


또 한가지는 케블라를 재질로 한 베이스 드라이버의 채택으로 이 두 가지 사항만으로도 본제품의

자연스럽고 풍부한 사운드의 핵심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이 Wharfedale Evo 50 Signature를 테스트하기 위해 동원된 병력은 April Music의 CDT100과,

DA100 Signature 96/24, Unison Research의 P40 인티앰프,

Argento Organic 시리즈의 RCA 인터커넥터와 스피커 케이블을 조합해 보았습니다.


첫 곡으로 고른 Chamber Orchestra와 Sharon Isbin이 협연한 Joaquin Rodrigo의

'Concierto de Aranjuez'에서는,


압도적인, 폭발적인 분위기보다는 기타라는 악기의 질감을 최대한 살리면서 잘 잡힌 밸런스를 표현하는

농밀한 사운드를 보여주었습니다.

EL34 출력관과 Evo 30의 궁합은 생각보다 더 좋더군요.


두번째 Curtis Fuller의 'Love Your Spell is Everywhere'에서는,

 따뜻한 온도감을 표현하는데 이 온도감은 말할 수 없이 감미로운 느낌을 전해 주었습니다.

트럼본이라는 관악기의, 트럼펫처럼 화려하고 스피디하지도 않고 색소폰처럼 끈적거리며 설득력이 있지도
않지만 덤덤하고 담백하게 자기 주장을 하는 개성을 아주 잘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 테스트곡인 Anne Sophie Mutter가 연주한 Zarasate의 'Zigeunerweisen'에서는,

디테일한 해상도를 보여주면서도 부드럽고 편안한 분위기로 곡을 전개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확실히 EL34관의 유려함과 온도감에 Evo 50 Signature는 잘 맞는 궁합이라는 감흥입니다.

달콤한 농밀함에 입체적으로 공간을 활용하는 음장감, 그리고 부드러운 악기의 질감… 이런 것을 보고

바로 시너지라고 하는 것 이겠죠.

디자인과 색상은 원목 무늬의 고풍스러운 엔틱 분위기입니다.

외관과 사운드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경우라 할 수 있겠죠.


　

이젠 총평입니다.


Wharfedale을 그저 AV용 스피커로만 생각하는 무지한 오디오파일 제외하고 그리고 오디오라면 무조건

칼날 같은 해상력과 압도적인 사운드만이 전부인줄 아는 오디오파일도 제외하고…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고가의 금액이 아니더라도 따스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밀도와 질감이 살아있는 브리티쉬 사운드를

즐기고 싶다면 반드시 고려해봐야 하는 스피커라고 생각하며,


연일 비가 내리는 요즘 이 Wharfedale Evo 50 Signature에서 흘러나오는 윤정하의 ‘찬비’를 듣고 싶은

열망을 문득 느낍니다.


그럼 바빠서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