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Tannoy라면 Westminster로 대변되는 Prestige Class를 떠올리시겠죠.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저 역시 그렇습니다만.
하지만, 마치 이탈리아의 장인이 대패로 한땀한땀 만들어낸 목공예품을 연상시키는
Prestige Class말고도 매끈한 하이그로시 피아노 마감으로 변신한 變瞼, Face Off
모델이 여기 있습니다.

그 녀석이 바로 Definition DC8T라는 모델로서, Tannoy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Dual Concentric Unit이라는 동축 구조의 유닛과 특유의 따뜻하고 윤기 흐르는
음색은 그대로이지만 외관은 말쑥한 피아노 마감으로 확 Plastic Surgery를 했지요...^ ^

하지만 그렇다고 6~7시쯤, 남들 퇴근하는 시간에 출근 준비하려 미용실에 나란히
앉아 꽃단장을 하는 거의 비스무리한 얼굴의 10% 언니들처럼 몰개성의
Plastic Surgery는 아닙니다.

이 개성파 스피커와 EL34 출력관을 Push-Pull로 처리해 40W의 출력을 내는,
음질과 출력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낸 Unison Research의 P-40 인티앰프,
그리고 뛰어난 음악성과 표현력을 지닌 Consonance CD-120 Linear CDP를 한번
조합해 보았습니다.

이넘들의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동원된 음악들은 Babe Ruth의 'First Base' 앨범과
Cannonball Adderley의 'Somethin' Else'앨범, Keith Jarrett의 'My Song' 앨범과
Anne Sophie Mutter의 'Carmen Fantasie' 앨범들을 골라 보았습니다.

먼저 Definition DC8T에 대해 간략히 소개 드리자면 25mm의 티타늄 돔형 트위터가
중앙에 배치된 8인치 동축 구조의 Dual Concentric Unit에 같은 크기의 베이스 우퍼가
추가된 3way, 2Unit의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은도금된 고순도의 동(銅)을 선재로 사용했고 뒷면 연결단자 역시 WBT의
로듐 도금 단자를 사용하여 완성도를 높였구요.

그리고 Unison Research의 P-40 인티앰프는 기존의 목재를 사용하는 유려하고
고풍스러운 일반적인 디자인과는 달리 상판에 흑색의 금속 커버를 사용하여 다른
Unison Research의 제품과는 외관상 차이가 있으며 EL34 출력관 두 쌍을 Push-Pull로
처리해 40W의 출력과 EL34 특유의 부드럽고 유려한 음질을 모두 구현하고 있습니다.

CD-120 Linear는 중국 출신의 엔지니어 리우가 설립한 OperaAudio의 서브브랜드인 Consonance의 제품입니다.
아직도 중국제라는 손사래 치는 몇몇 국내 오디오파일들이 선입견만 버린다면 충분히
고려해 볼만한 성능과 가치를 갖고 있는 녀석이죠.
1996년, 구스노키 료헤이가 제안한 Non-Over Sampling 방식과 Digital Filterless 방식을
채용하여 심플한 내부 구성에서 오는 자연스러움을 바탕으로 한 음악성과 표현력이
특징인 가격대비 성능이 매우 우수한 CDP입니다.

대략적인 소개는 이쯤에서 끝내고 본격적으로 감상평을 올려보기로 하지요.

'Somethin' Else'에서 보여주는 정위감과 입체적인 공간감은 왜 Tannoy이고
Dual Concentric Unit인지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뮤트(약음기)가 걸린 Miles Davis의 트럼펫과 Cannonball Adderley의 알토
색소폰의질감에서 윤기가 흐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Carmen Fantasie'에서의 Anne Sophie Mutter가 연주하는
'Zigeunerweisen(지고이네르바이젠)'에서는 칼날 같은 해상력과 송진가루 뚝뚝
떨어지는 질감보다는 부드럽고 편안한, 매끄러운 터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것이 Unison Research P-40의 역량인데요,
부드러우면서도 유려한 질감과 풍성한 양감을 느끼게 해주는 저음의 퀄러티는
참 일품입니다.
테스트해 본 Babe Ruth의 'First Base'에서는 70년대 하드롹의 느낌을 잘 살려주는
타격감과 음장감은 음악을 듣는 재미를 배가시켜 주지요.

원래 Tannoy의 특기가 여성보컬과 현악인 만큼 Janita 'Jenny' Hann의
허스키하면서도 파워풀한 목소리를 아주 살려줍니다.
그리고 추가된 8인치 베이스 우퍼가 표현하는 저음의 양감과 순간적인 폭발력은
동 가격대중에서 상위에 랭크 되기 충분하리라 확신합니다.

Consonance CD-120 Linear의 담백하면서도 유려한 표현력은 5번째 트랙인
'The Mexican'에서 폭발합니다.
인위적인 업샘플링을 배제하고 원음의 정보 그대로 읽어 앰프로 전달하는
Non-Over Sampling 방식과 디지털 필터를 사용하지 않은 Digital Filterless 방식의
장점으로 상당히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음색를 표현하여 아날로그 성향의 포근한 사운드를 구현합니다.



하지만 Keith Jarrett의 피아노 부분에서는 소리의 끝자락이 약간은 둥글게 마모된
느낌과 디테일이 부족한 점을 느꼈습니다.
Tannoy에 대해 피아노 부분의 부족한 점을 말하는 오디오파일들이 있는데 그것은
개인적인 성향과 음악성의 차이, 특유의 장점등으로 호불호가 가려질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총평과 결론을 내리며 정리를 하자면 Tannoy Definition DC8T는 기존 Tannoy의
고정팬과 새롭게 Tannoy에 도전하는 젊은 유저, 양쪽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업그레이드 버전이며 Unison Research의 P-40 역시 오디오파일들의
사랑을 받던 기존 모델들과 외관부터 차별화된 튀는 녀석이며
Consonance CD-120 Linear는 기존 디지털 소스기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기에 충분한
실력을 지닌 제품이라 생각하며 여러분께 강력 추천합니다.